3년 만에 다시 찾은 미래의 정원 해외 출장이 잦은 저에게 싱가포르는 매우 익숙한 도시입니다. 하지만 익숙함 속에서도 매번 새로운 경이로움을 선사하는 장소가 있습니다. 바로 2022년 10월, 첫 방문 당시 저에게 영화 <아바타>의 판도라 행성에 떨어진 듯한 신선한 충격을 주었던 가든스 바이 더 베이 (Gardens by the Bay)입니다.
2025년 3월, 싱가포르 출장 일정 중 시간을 내어 다시 이곳을 찾았습니다. 여전히 압도적인 규모와 이국적인 풍광, 그리고 미래 지향적인 조경은 저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마리나 베이 샌즈와 연결되는 뛰어난 접근성부터,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알짜배기 코스, 그리고 놓쳐선 안 될 ‘가든 랩소디’ 야경까지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모든 것을 상세히 기록해 보려 합니다.
1. 싱가포르의 랜드마크, 마리나 베이 샌즈와의 연결성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접근성입니다. 싱가포르의 상징인 마리나 베이 샌즈(MBS) 호텔과 다리로 바로 연결되어 있어, 쇼핑몰 구경 후 도보로 이동하기에 매우 편리합니다.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쪽에서 바라보는 마리나 베이 샌즈의 뒷모습은 그 웅장함이 남다릅니다. 세 개의 거대한 타워 위에 배를 얹어 놓은 듯한 스카이파크의 위용을 가장 드라마틱하게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정원입니다. 구름 사이로 내리쬐는 햇살을 받은 호텔의 모습은 마치 거대한 성벽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2. 무료로 즐기는 지상 낙원, 야외 정원과 드래곤플라이 레이크 많은 관광객이 이곳의 ‘플라워 돔’이나 ‘클라우드 포레스트’ 같은 유료 시설만 생각하지만, 사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진가는 광활하게 펼쳐진 무료 야외 정원에 있습니다.

특히 입구에서 이어지는 산책로와 ‘드래곤플라이 레이크(Dragonfly Lake)’ 주변은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공간입니다. 잘 정돈된 호수 위로 비치는 싱가포르 플라이어(관람차)와 마리나 베이 샌즈의 반영은 사진가들이 사랑하는 구도이기도 합니다.

운이 좋게도 호수 한가운데 분수에서 무지개가 피어오르는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열대 우림의 짙은 녹음과 현대적인 건축물, 그리고 자연이 만들어낸 무지개가 어우러진 이 풍경은 싱가포르가 추구하는 ‘City in a Garden(정원 속의 도시)’이라는 철학을 가장 잘 보여줍니다.

3. 거인들의 숲, 슈퍼트리 그로브 (Supertree Grove)
정원의 중심부로 이동하면, 이곳의 시그니처인 거대한 인공 나무 군락, 슈퍼트리 그로브를 마주하게 됩니다. 높이 25m에서 50m에 달하는 이 거대한 수직 정원은 실제 나무가 아니라, 콘크리트와 철골 구조물 위에 수천 종의 식물을 식재하여 만든 친환경 구조물입니다. 낮에 보는 슈퍼트리는 웅장하고 기괴한 식물원에 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나무들 사이를 연결하는 공중 보행로인 ‘OCBC 스카이웨이(OCBC Skyway)’를 걷는 사람들의 모습이 마치 개미처럼 보일 정도로 그 규모가 압도적입니다.


4: 편의 시설 및 내부 셔틀 서비스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규모가 상당히 큽니다. (축구장 140개 크기라고 하니 짐작이 가시나요?) 덥고 습한 싱가포르 날씨에 이 넓은 곳을 모두 걸어 다니는 것은 체력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다행히 내부에는 셔틀 서비스가 운행되고 있어, 보행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 혹은 체력을 아끼고 싶은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유료 서비스이지만, 넓은 정원을 편안하게 둘러보며 주요 포인트로 이동할 수 있어 이용할 가치가 충분합니다.
5: 밤이 되면 깨어나는 마법, 가든 랩소디 (Garden Rhapsody) 낮의 풍경도 훌륭하지만, 가든스 바이 더 베이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밤입니다. 매일 저녁 두 차례(보통 7:45, 8:45) 진행되는 조명 쇼인 ‘가든 랩소디’는 이곳을 방문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해가 지고 어둠이 깔리면, 거대한 슈퍼트리들이 형형색색의 빛으로 옷을 갈아입습니다. 웅장한 음악에 맞춰 조명이 춤을 추듯 반짝이는 모습은 가히 환상적입니다. 2022년 첫 방문 때 이 쇼를 보고 느꼈던 전율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마치 영화 <아바타> 속 ‘영혼의 나무’가 살아 숨 쉬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죠. 바닥에 편하게 누워서 밤하늘과 슈퍼트리가 만들어내는 빛의 향연을 감상하는 것이 이 쇼를 즐기는 최고의 방법입니다. 이 황홀한 쇼가 ‘무료’라는 점은 싱가포르 여행의 축복과도 같습니다.

6: 유료 시설의 가치 (클라우드 포레스트 & 플라워 돔) 이번 포스팅에서는 주로 무료 구역을 다뤘지만,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유료 시설인 ‘클라우드 포레스트(Cloud Forest)’와 ‘플라워 돔(Flower Dome)’도 꼭 관람하시길 권해드립니다.
- 클라우드 포레스트: 거대한 실내 인공 폭포와 공중 산책로가 있어 시원하고 신비로운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 플라워 돔: 세계 각국의 꽃과 식물들이 계절별 테마에 맞춰 전시되는 거대한 온실입니다. 이 두 곳은 실내라 에어컨이 빵빵하게 가동되므로, 낮 시간의 더위를 피하기에도 최적의 장소입니다. 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의 퀄리티를 보장합니다.
낮과 밤, 모든 순간이 완벽한 곳 2022년에 이어 2025년에 다시 찾은 가든스 바이 더 베이는 여전히 저에게 최고의 영감을 주는 장소였습니다. 자연과 기술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룬 조경, 편리한 접근성, 그리고 여행자들을 배려한 편의 시설까지. 싱가포르를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라면 반드시 들러야 할 필수 코스이며, 재방문하는 사람에게도 늘 새로운 감동을 주는 곳입니다. 낮에는 싱그러운 초록빛 숲길을 거닐며 여유를 즐기고, 밤에는 빛과 음악이 쏟아지는 슈퍼트리 아래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보시길 바랍니다.
[Travel Tips]
- 시간 배분: 오후 4~5시쯤 방문하여 클라우드 포레스트/플라워 돔을 관람하고, 해 질 녘 야외 정원을 산책한 뒤 7:45 가든 랩소디를 보는 코스를 추천합니다.
- 준비물: 야외는 덥고 습하므로 손선풍기나 물을 챙기시고, 실내 돔은 추울 수 있으니 얇은 겉옷을 준비하세요.
- 포토 스팟: 마리나 베이 샌즈 연결 다리 위, 드래곤플라이 레이크 다리 위, 그리고 슈퍼트리 아래가 최고의 포토존입니다.
본 포스팅은 직접 방문하여 촬영한 사진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