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도 식후경, 걷기 전 든든한 한 끼 . 간월암 맛집, 큰마을 영양굴밥 !! 지난 포스팅에서 서산의 신비로운 암자 ‘간월암‘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산책을 즐긴 일행은 급격히 허기짐을 느꼈습니다. 다음 일정은 예산의 숨은 명소인 ‘덕산 메타세콰이어길‘을 걷는 것이었기에, 그전에 든든하게 배를 채울 보양식이 필요했습니다.
서산 간월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 바로 ‘굴’입니다. 간월암 바로 근처에 굴요리 전문점들이 즐비한데, 그중에서도 현지인과 방송 매체가 입을 모아 칭찬하는 찐 맛집, ‘큰마을 영양굴밥’을 찾았습니다. 2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이곳에서의 맛있는 식사 후기를 공유합니다.
간월도의 터줏대감, 방송이 인정한 맛집

식당 앞에 도착하니 노란색의 커다란 간판이 저희를 반깁니다. “어서 오십시오”라는 문구와 함께 큼지막하게 쓰인 ‘큰마을 영양굴밥’이라는 글씨에서 세월의 내공이 느껴집니다.
가게 내부와 외부에는 이곳의 명성을 증명하듯 수많은 방송 출연 사진들이 걸려 있었습니다. 2004년 KBS ‘세상의 아침’을 시작으로, TV조선 ‘황교익의 죽기 전에 꼭 먹어야 할 음식 101’ 등 내로라하는 미식 프로그램에 소개된 곳이더군요. 특히 “방송에 나왔다고 다 맛집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저조차도, 20년 가까이 방송에 꾸준히 노출되며 자리를 지켜온 점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말 점심시간이라 내부는 이미 만석입니다. 캐치테이블로 예약을 걸고 스마트폰으로 내 차례가 몇 번째인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저희 일행도 간월도에 도착하자마자 예약을 걸고, 느긋하게 간월암과 간월항을 구경하고 딱 시간에 맞춰 식사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총 대기시간은 거의 1시간이었는데 주변 구경하다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ㅎㅎ

바다를 한 상에, 푸짐한 굴전과 밑반찬
저희는 영양굴밥을 인원수대로 주문했습니다.
가장 먼저 나온 굴전의 비주얼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습니다. 밀가루 반죽보다 굴이 더 많이 보일 정도로 굴을 아낌없이 넣었습니다. 이 크기에 이 굴양의 굴전이 별도 메뉴가 아닌 반찬의 한 종류라니!!!


한 입 베어 무니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겉바속촉’의 정석이었습니다. 굴 특유의 비린맛은 전혀 없고, 고소한 기름 냄새와 바다의 향이 입안 가득 퍼졌습니다. 아이들도 “피자 같다”며 정말 잘 먹더군요.
밑반찬 세팅 또한 훌륭했습니다. 시원한 동치미, 아삭한 무생채, 콩나물무침 등 기본 찬들이 정갈하게 깔렸습니다. 하지만 이 집의 진짜 주인공은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서산의 명물 ‘어리굴젓’입니다.
밥도둑의 끝판왕, 어리굴젓

빨갛게 양념 된 어리굴젓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게 합니다. 짭조름하면서도 매콤한 감칠맛이 일품이라, 굴밥이 나오기도 전에 맨밥에 얹어 먹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그냥 먹으면 짜니깐, 함께 나온 콩나물과 김과 밥에 싸먹으… 크아!
영양 가득 돌솥의 유혹, 영양굴밥
드디어 메인 메뉴인 영양굴밥이 등장했습니다.

뜨거운 돌솥 뚜껑을 여니 뽀얀 김과 함께 구수한 향기가 피어올랐습니다. 내용물을 보니 ‘영양’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았습니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제철 굴은 기본이고, 은행, 대추, 호두, 버섯 등 몸에 좋은 재료들이 밥 위에 가득 덮여 있었습니다. 함께 제공된 달래 간장 양념을 넣고 쓱쓱 비벼, 김에 싸 먹거나 어리굴젓을 한 점 올려 먹으니 그야말로 꿀맛이었습니다. 굴의 풍미가 밥알 하나하나에 배어 있어 씹을수록 고소했고, 중간중간 씹히는 견과류의 식감이 재미를 더했습니다. 마지막에 돌솥에 눌어붙은 누룽지까지 긁어먹으니 보약 한 첩을 먹은 듯 든든했습니다.

가성비와 만족도 (대가족 여행 추천) 배불리 먹고 나왔음에도 서울의 물가를 생각하면 가성비가 훌륭했습니다. 1인분에 18천원. 맛, 양, 그리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메뉴라 부모님부터 아이들까지 호불호 없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식사입니다. 간월암 구경 후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이보다 더 좋은 선택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다음 코스 추천, 예산 덕산 메타세콰이어길
배를 든든하게 채웠으니 이제 소화를 시킬 겸 산책을 해야겠죠? 식당에서 차로 약 40분 정도 이동하면 예산의 명소 ‘덕산 메타세콰이어길’ 에 도착합니다. 굴밥으로 얻은 에너지로 쭉 뻗은 메타세쿼이아 길을 걸으니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습니다. 맛있는 음식으로 몸을 채우고, 아름다운 풍경으로 마음을 채우는 코스. 서산과 예산을 잇는 이 여행 루트를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다시 찾고 싶은 고향의 맛 큰마을 영양굴밥은 화려한 기교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에 충실한 곳이었습니다. 서산 간월도의 바다 내음을 식탁 위에서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그리고 덕산 메타세콰이어길 산책 전 든든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바랍니다.
본 포스팅은 직접 방문하여 촬영한 사진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