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아쉬움을 달래주는 완벽한 마무리 식사, 우렁이박사
충남 예산과 서산을 아우르는 1박 2일간의 대가족 여행이 막을 내렸습니다. 서산에서의 추억 여행, 스플라스 리솜에서의 온천 힐링, 그리고 간월도의 바다 내음까지. 모든 일정이 완벽했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아쉬움이 남기 마련입니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목,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기 전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당진 삽교호 관광단지 근처에 위치한 우렁이박사입니다. 이미 각종 방송과 블로그를 통해 ‘우렁쌈밥의 성지’로 불리는 이곳. 8명의 대가족이 배부르게, 그리고 맛있게 여행을 마무리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선택지는 없었습니다. 오늘은 우렁이박사의 메뉴 구성과 맛, 그리고 가성비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분석해 보려 합니다.

말도 안되는 우렁이박사의 가성비. 2인이상 정식을 시키면 인단 단돈 만원!
우렁이박사, 왜 유명한가?
‘우렁이박사’는 당진시 신평면에 위치해 있으며, 삽교호 함상공원이나 놀이동산과 매우 인접해 있습니다. 식당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엄청난 활기였습니다.

주말 저녁 시간이라 웨이팅이 있었지만, 우렁이박사의 매장이 워낙 넓고 회전율이 빨라 금방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내부는 벽돌 장식의 깔끔한 인테리어로 되어 있었고, 수많은 손님이 식사를 즐기는 모습에서 ‘찐 맛집’의 포스가 느껴졌습니다. 벽면에는 우렁이박사의 메뉴판과 함께 방송 출연 이력들이 붙어 있어 기대감을 고조시켰습니다.
결정 장애를 해결해 주는 똑똑한 세트 메뉴 (메뉴 분석)
우렁이박사의 메뉴는 단순하면서도 체계적입니다. 단품 메뉴도 있지만, 인원수에 맞춰 다양한 장을 맛볼 수 있는 ‘정식 세트’가 가장 인기입니다. 저희는 8명이었기에 4인 정식 세트 + 제육볶음 / 3인 정식 세트 + 제육볶음, 이렇게 2 테이블로 시켰습니다. 우렁이박사는 쌈장,적장,찜장을 충분히 많이 주기 때문에 공기밥을 추가해서 배터지게 먹을 수 있습니다. ㅋㅋ
- 2인 정식 (20,000원): 정식(쌈장+된장찌개+초무침) + 덕장
- 3인 정식 (30,000원): 정식 + 덕장 + 찜장
- 4인 정식 (42,000원): 정식 2개 + 덕장 + 찜장

여기서 잠깐! 처음 오시는 분들을 위해 우렁이박사 장의 종류를 확실히 구별해 드립니다. 이것을 알고 드셔야 ‘우렁이박사’ 소리를 듣습니다.
- 우렁쌈장 (담백한 맛): 두부를 으깨 넣어 색이 연하고 고소하며 담백합니다. 아이들이나 매운 것을 못 드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 우렁덕장 (매콤하고 짭조름한 맛): 강된장 스타일로, 색이 진하고 간이 셉니다. 쌈 싸 먹기에 가장 최적화된 맛입니다.
- 우렁찜장 (구수한 청국장 맛): 청국장 베이스의 찜으로 깊고 진한 맛이 특징입니다. (메뉴판에는 ‘담북찜장’이라고도 표기되어 있네요.)

위가 우렁이박사의 우렁 쌈장

위가 우렁이박사의 우렁 덕장. 사진으로는 그놈이 그놈 같지만 맛은 확실히 달라서 각 장마다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뚝배기의 향연
우렁이박사에서 주문한 음식이 나오자 테이블 위는 그야말로 뚝배기 파티가 열렸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뚝배기 안에서 지글지글 끓으며 등장하는 우렁이 쌈장들입니다. 숟가락으로 휘휘 저어주면 바닥에 눌어붙지 않고 고소한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우렁이가 정말 아낌없이, 듬뿍 들어 있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자잘한 우렁이가 아니라, 씨알이 굵고 통통한 우렁이라 씹는 식감이 ‘쫄깃쫄깃’ 그 자체였습니다. 숟가락이 쉬지 않습니다. ㅋ

우렁이박사의 밥도둑 어벤저스 (된장찌개, 제육볶음, 우렁무침)
세트 메뉴에 포함된 우렁 된장찌개는 시골 할머니 댁에서 먹던 바로 그 맛입니다. 멸치 육수의 깊은 맛보다는 된장 자체의 구수함과 우렁이의 시원함이 어우러진 맛입니다. 두부도 큼직하게 들어가 있어 국물만 떠먹어도 밥 한 공기는 거뜬할 정도였습니다. 우렁이박사의 단독 메뉴로 팔아도 되겠습니다.

쌈밥에 고기가 빠지면 섭섭하죠? 추가로 주문한 제육볶음입니다. (1만5천원) 불향이 은은하게 나면서 양념이 잘 배어 있어, 우렁이 쌈장과 함께 쌈을 싸 먹을 때 환상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고기의 육질도 부드러워 아이들이 특히 좋아했습니다.

또한 새콤달콤하게 무쳐낸 우렁이 초무침은 자칫 텁텁할 수 있는 된장 맛을 상큼하게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건강을 싸 먹다, 신선한 쌈 채소
쌈밥집의 생명은 채소의 신선도입니다. 상추와 마늘, 고추가 바구니에 담겨 나오는데, 상추가 매우 연하고 싱싱했습니다. (참고로 이곳은 ‘상추 리필 제한’이라는 문구가 있을 정도로 채소 관리에 신경을 쓰는 듯했습니다. 다행히 저희는 부족함 없이 먹었습니다.) 따뜻한 흰 쌀밥 위에 짭조름한 우렁덕장을 올리고, 상추에 싸서 한 입 크게 넣으면… 여행의 피로가 싹 풀리는 기분입니다. “아, 역시 한국 사람은 밥심이고 된장 힘이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8인 대가족이 인정한 가성비와 총평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4인 가족이 42,000원에 배 터지게, 그것도 건강식으로 먹을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요? 우렁이박사는 맛도 맛이지만, 이 압도적인 가성비 때문에 사람들이 줄을 서는 것 같습니다. 고1 조카부터 초4 막내까지, 그리고 입맛 까다로운 어른들까지 호불호 없이 모두 “맛있다”를 연발했습니다. 화려한 기교를 부린 맛이 아니라, 투박하지만 정직한 ‘시골 된장의 맛’이기에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삽교호 여행의 필수 코스 여행의 마무리가 좋으면 그 여행 전체가 아름답게 기억된다고 하죠. 이번 예산/서산 여행의 마지막을 우렁이박사에서 장식한 것은 신의 한 수였습니다. 당진이나 삽교호 근처를 지나신다면, 혹은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올라오시는 길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시길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쫄깃한 우렁이와 구수한 된장의 만남이 여러분의 입맛을 확실하게 사로잡을 것입니다.
본 포스팅은 직접 방문하여 촬영한 사진과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