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출장 3] 창이공항 4 터미널의 오아시스, ‘Blossom Lounge’ 완벽 이용 가이드 (feat. 호텔급 샤워실)

해외 출장이 잦은 저는 PP카드(Priority Pass) 기능이 있는 신용카드를 항상 두 종류 챙겨 다닙니다. 하나는 국내용, 하나는 해외용으로 말이죠. 이번에는 ‘더 라운지(The Lounge)‘ 앱을 통해 이용권을 다운로드 받아 창이공항 4 터미널에 있는 Blossom Lounge를 찾았습니다.

밤 비행기를 타기 전, 땀을 씻어내고 편안하게 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곳은 저의 기대를 200% 충족시켜 준 곳이었습니다.

1. SATS, Plaza Premium, 그리고 Blossom의 기묘한 동거?

라운지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느낀 점은 “어? 여기 규모가 왜 이렇게 크지?”였습니다. 입구 간판을 보니 Blossom Lounge뿐만 아니라 SATS Lounge, Plaza Premium Lounge가 함께 표기되어 있더군요.

기억을 더듬어 보니 지난 3월 출장 때 T4에서 SATS 라운지를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공간이 매우 협소해서 답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와보니 리노베이션을 거친 것인지, 아니면 운영 방식이 바뀐 것인지 이 세 개의 브랜드가 하나의 거대한 공간을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공간의 개방감이 엄청나게 좋아졌습니다.

천장이 굉장히 높고, 세련된 조명과 인테리어가 어우러져 마치 고급 호텔 로비에 들어와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높은 층고 덕분에 사람이 많아도 웅성거리는 소음이 덜하고 쾌적했습니다.

Blossom Lounge

2. 골라 앉는 재미가 있는 다양한 좌석 존(Zone)

Blossom Lounge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좌석의 다양성’입니다. 출장자인지, 가족 여행객인지, 혹은 혼자만의 휴식이 필요한지에 따라 완벽하게 분리된 공간을 제공합니다.

1) 개방감 있는 테이블 존 & 1인 독립석

라운지 중앙에는 2인 또는 4인이 마주 보고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이 배치되어 있고, 그 주변으로 사진처럼 독특한 벌집 모양의 파티션으로 구분된 1인석들이 있습니다. 이 자리가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완전히 막힌 독서실 같은 느낌은 아니지만, 적당한 높이의 칸막이가 시선을 차단해 주어 프라이빗한 느낌을 줍니다. 자리마다 콘센트와 은은한 독서등이 설치되어 있어 노트북을 켜고 밀린 업무를 마무리하거나 간단히 식사를 하기에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2) 휴식을 위한 시크릿 존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휴식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이곳은 다리를 뻗을 수 있는 소파와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는데, 칸막이가 더 높고 깊게 설계되어 있어 마치 비행기 비즈니스석에 앉은 듯한 안락함을 줍니다. 저는 샤워를 마치고 이곳에 자리를 잡았는데, 주변 시선 신경 쓰지 않고 멍하니 스마트폰을 하거나 잠시 눈을 붙이기에 정말 좋았습니다. 층고가 높아서 답답함이 전혀 없는 것도 큰 장점이고요.

3. 식음료(F&B): 화려하진 않지만 실속 있는 구성

라운지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음식 코너는 ‘엄청나게 다양하다’라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비행 전 허기를 채우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따뜻한 핫푸드 3~4종류와 샐러드, 과일, 베이커리류, 그리고 락사(Laksa) 같은 싱가포르 현지 국수 요리를 즉석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코너도 있었습니다.

저는 기내식을 먹을 예정이라 튀김류와 간단한 요리로 가볍게 배를 채웠습니다. 음식의 가짓수보다는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4. Blossom Lounge의 하이라이트: 호텔급 샤워 시설

제가 이 포스팅을 쓰게 된 결정적인 이유! 바로 ‘샤워 시설’입니다. 싱가포르의 끈적한 날씨를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실 거예요. 밤 비행기 타기 전 샤워가 얼마나 절실한지. Blossom Lounge의 샤워실은 그야말로 ‘감동’이었습니다.

예약 및 이용 방법

샤워를 원하신다면 입장할 때 카운터에 말씀하시거나, 라운지 이용 중에 카운터로 가서 예약하면 됩니다. 진동벨을 주고 차례가 되면 알려주는 시스템이라, 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자리에서 편하게 쉬다가 가면 됩니다. 제 순서가 되어 카운터에 가니 이렇게 큼지막한 ‘SHOWER 1’이라고 적힌 카드키를 주더군요. 카드키를 받아 드니 마치 호텔 체크인을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샤워실 내부 시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와!” 소리가 절로 나왔습니다. 공용 샤워실 특유의 꿉꿉함은 전혀 없고, 방금 청소를 마친 특급 호텔 화장실처럼 물기 하나 없이 뽀송뽀송했습니다. 세면대와 거울은 물때 하나 없이 반짝였고, 조명도 아주 밝고 화사했습니다. 공간도 꽤 넓어서 캐리어를 가지고 들어가도 충분히 옷을 갈아입고 짐을 정리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옷장 안에는 짐을 넣을 수 있는 넉넉한 수납공간과 헤어드라이어가 구비되어 있습니다. 특히 헤어드라이어 옆에는 옷을 걸어둘 수 있는 공간이 넉넉해서 긴 바지나 코트를 걸어두기에도 편리했습니다.

어메니티(Amenity) 디테일

가장 감동받았던 포인트는 바로 세심한 어메니티였습니다. 트레이 위에는 뽀송뽀송한 대형 타월치약/칫솔 세트(Dental Kit), , 그리고 놀랍게도 생수 한 병(Dasani)이 놓여 있었습니다. 샤워하고 나오면 갈증 나기 마련인데, 샤워실 안에 생수까지 챙겨주는 라운지는 정말 드물거든요. 이런 작은 배려가 이용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 같습니다.

샤워 부스 안에는 샴푸와 샤워젤이 디스펜서 형태로 비치되어 있습니다. ‘White Tea’ 향이었는데 향이 꽤 고급스럽고 사용감도 좋았습니다.

화장실까지 완벽

샤워실 안에는 변기도 함께 설치되어 있어, 용변부터 샤워, 환복, 꽃단장(?)까지 한 공간에서 프라이빗하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변기 옆에는 비데 수전도 설치되어 있고, 쓰레기통도 센서형이라 손대지 않고 깔끔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가 우드 톤과 그레이 타일로 마감되어 있어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5. 총평 및 이용 팁

“싱가포르 T4를 이용한다면 무조건 여기!”

SATS, Plaza Premium과 공간을 공유하면서 시설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된 느낌입니다. 예전의 좁고 답답했던 라운지는 잊으셔도 좋습니다.

  • 분위기: ★★★★★ (넓고, 쾌적하고, 좌석 선택권이 많음)
  • 음식: ★★★☆☆ (기본에 충실함, 끼니 때우기 가능)
  • 샤워: ★★★★★ (청결도 최상, 어메니티 완벽, 예약 시스템 편리)
  • 편의성: 이용 시간 2시간 제한이 있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제가 이용했을 때는 별도로 시간을 체크하거나 나가라고 재촉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물론 라운지가 만석일 때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비교적 여유롭게 쉴 수 있는 분위기입니다.

싱가포르 창이공항 4 터미널에서 비행기를 타신다면, 조금 일찍 도착하셔서 Blossom Lounge에서 여유를 즐겨보시길 강력 추천합니다. 샤워 한 번 하고 비행기 타는 것과 그냥 타는 것은 천지 차이 아시죠?

개운하게 샤워하고, 시원한 생수 한 잔 마시며 푹신한 소파에 기대어 쉬었던 그 시간이 이번 출장의 피로를 싹 씻어주었습니다. 다음 출장 때도 저는 무조건 이곳으로 올 예정입니다.

이 포스팅은 내돈내산(제휴카드 혜택)으로 직접 이용하고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참고하면 좋은 정보]

  • 위치: 창이공항 제4터미널 출국장 2층 (Heritage Zone 근처)
  • 운영 시간: 24시간
  • 이용 가능 대상: PP카드 소지자, 더 라운지 앱 이용자, 유료 입장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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