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여행의 마지막 페이지, 사슴들의 낙원으로 4박 5일간의 오사카 가족 여행이 어느덧 마지막 날을 맞이했습니다. 저녁 비행기로 귀국하는 일정이었기에, 오전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선택한 곳은 오사카 근교 여행의 필수 코스인 나라 사슴공원(Nara Park)입니다.
강아지, 고양이, 말 등 동물을 사랑하는 저희 아이들에게 울타리 없이 자유롭게 노니는 사슴들을 만날 수 있는 이곳은 그야말로 꿈의 장소였습니다. 캐리어를 숙소 근처 코인라커에 보관하고 홀가분한 몸으로 떠난 나라 여행. 사슴들과의 ‘격렬한(?)’ 교감부터 웅장한 동대사(토다이지) 관람까지, 반나절 코스로 다녀온 생생한 후기와 필수 여행 정보를 공유합니다.
오사카 난바에서 나라 사슴공원 가는 법 & 짐 보관 오사카 난바에서 나라로 이동할 때는 킨테쓰(Kintetsu) 나라선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 이동 시간: 쾌속 급행 탑승 시 약 40~50분 소요.
- 장점: JR 나라역보다 킨테쓰 나라역이 사슴공원 입구와 훨씬 가깝습니다. (도보 5분 내 진입 가능)
- 짐 보관 팁: 저희는 숙소 근처에 짐을 맡겼지만, 킨테쓰 나라역 내부와 외부에도 다수의 코인라커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다만 관광객이 몰리는 주말 오전에는 빈자리가 없을 수 있으니, 가능한 한 일찍 도착하거나 숙소에 맡기고 이동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첫인상, 관광객과 사슴이 공존하는 도시 역에 도착하자마자 이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지하철 역사 안은 수학여행을 온 일본 학생들과 전 세계에서 모여든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역 밖으로 나와 조금만 걸어가면 도로변에서부터 유유히 걸어 다니는 사슴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횡단보도를 건너거나 가게 앞을 서성이는 사슴들의 모습은 ‘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인 풍경입니다.


사슴 센베이(Shika-senbei) 체험 – 귀여움과 공포 사이 [ 나라 사슴공원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사슴에게 먹이를 주는 체험입니다. 공원 곳곳에서 판매하는 사슴 전용 과자 ‘센베이(200엔~250엔)’를 구매하는 순간, 여러분은 사슴들의 ‘슈퍼스타’가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점! 이곳의 사슴들은 야생 동물입니다. 센베이 냄새를 맡은 사슴들은 생각보다 매우 적극적이고 저돌적으로 달려듭니다.
- 실전 에피소드: 제가 과자 묶음을 손에 쥐자마자 사슴 떼가 몰려들어 과자를 낚아채듯 뺏어 먹었습니다. 심지어 과자를 빨리 주지 않으면 엉덩이나 허리춤의 옷을 살짝 깨물며 재촉하기도 합니다.
- 아이들의 반응: 동물 애호가인 저희 아이들도 처음엔 당황했습니다. 특히 겁이 많은 둘째는 사슴들의 기세에 눌려 울먹이며 도망치기 바빴습니다. 반면 첫째와 막내는 금세 적응하여 큰 사슴보다는 작고 순한 아기 사슴들을 찾아다니며 교감에 성공했습니다.




안전한 교감을 위한 팁 (아이 동반 시 필수)
- 센베이는 숨겨라: 과자를 묶음째 들고 있으면 표적이 됩니다. 가방에 넣거나 보이지 않게 숨기고 조금씩 꺼내 주는 것이 좋습니다.
- 빈손 보여주기: 사슴이 계속 따라오면 양손을 펴서 “없다”는 제스처를 보여주세요. 영리한 사슴들은 금방 알아듣고 돌아섭니다.
- 어린 사슴 공략: 뿔이 크고 덩치가 큰 수사슴보다는, 뿔이 없는 암사슴이나 털이 보송보송한 어린 사슴들이 훨씬 온순하고 사람의 손길을 잘 받아줍니다. 쓰담쓰담해주며 사진을 찍기에도 좋습니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대불상, 동대사(토다이지) 사슴들과의 전쟁(?) 같은 교감을 마치고, 사슴을 조금 무서워하는 식구들은 쉬게 하고 첫째, 막내와 함께 ‘동대사(Todaiji)’ 내부로 향했습니다. 동대사는 세계 최대 규모의 목조 건축물인 ‘대불전(Daibutsuden)’으로 유명합니다. 공원뿐만 아니라 사찰 경내에도 사슴들이 제집처럼 누워 쉬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입장료를 내고 대불전 안으로 들어서면 거대한 청동 불상(비로자나불)이 관람객을 압도합니다.
- 관람 포인트: 불상의 높이는 약 15m에 달하며, 손바닥 크기만 해도 성인 남성의 키와 비슷할 정도(약 2.5m)입니다. 아이들도 그 웅장한 규모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경탄했습니다. 역사 교과서에서나 보던 유적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교육적인 효과도 톡톡히 누릴 수 있었습니다.

여행의 마무리, 그리고 아쉬움 비행기 시간이 다가와 아쉬움을 뒤로하고 공항으로 이동해야 했습니다. 사슴들과 더 놀고 싶어 발길을 떼지 못하는 아이들을 달래느라 진땀을 뺐지만, 그만큼 이번 여행의 피날레가 만족스러웠다는 방증이겠죠. 4박 5일간의 오사카 여행 중 가장 자연 친화적이고, 아이들이 동물과 직접 소통할 수 있었던 나라 사슴공원. 오사카 여행을 계획 중이시라면 반나절 정도 시간을 내어 꼭 방문해 보시길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Nara Travel Info]
- 위치: 킨테쓰 나라역 도보 5분
- 입장료: 사슴공원 무료 / 동대사 대불전(중학생 이상 800엔, 초등학생 400엔)
- 소요 시간: 약 3~4시간 추천
본 포스팅은 2025년 6월 직접 방문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